모태신앙 기독교인 그리고 레즈비언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저는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기독교 안에 존재하는 여성혐오에 큰 회의를 느꼈고
성인이 된 후 약 5년 동안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제가 다녔던 교회에서는
목사님, 전도사님, 장로님까지 중요한 직책은 대부분 남성이 맡고 있었습니다.
반면 교회 식당, 카페에서 무급으로 봉사하는 분들은 거의 여성이었습니다.
많은 의문이 모여 실망이 되어 떠났다가
한참 뒤 여성 목사님이 부임 하신 소식에 재등반했습니다.
부모는 원래 자신의 가치관, 신념, 아이에게 바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짓습니다. 기독교인 부모가 다윗,사무엘 같은 이름을 짓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것 자체를 아동학대라고 규정한다면
레즈비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나
난임 부부에게 입양된 아이 역시도
부모의 가치관 속에서 자라게 된다는 이유로
아동학대라고 말하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 이름이 아동학대라는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부모의 가치관은 아이에게 영향을 줍니다.
종교든, 정치적 신념이든, 가족 형태든, 자라면서 아이의 생각과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좋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가 성장한 뒤
자신의 이름이나 신앙, 부모의 가치관, 혹은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면
그것이 삶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기독교인이지만
제 이름이 종교와 연결된 이름이 아니라는 점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름 자체가 강한 기독교 색채를 띠고 있었다면 학교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하나님 믿는 사람인데 왜 저래, 기독교인인데 왜 선하지 않지?
같은 식의 신앙적 잣대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 같고
그건 꽤 무거운 부담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교적인 이름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에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부담이 곧바로 아동학대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가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이름 자체가 아니라
인용에서도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듯이
일부 기독교에서 보이는 강한 확신과 개입입니다.
자신의 신앙을 모두에게 당연한 기준으로 여기고 그것을 타인에게까지 적용하려는 많은 기독교인들의 태도가 저는 부끄럽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신앙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원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저는 죽어서 구원을 받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지 않습니다.
살아오면서 이미 죄도 많이 지었고
죽은 뒤 정말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제가 지옥에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그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사랑받고 있다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을요.
제가 구원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저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남의 구원을 운운한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구원받으라고 강요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럴 자격을 가진 사람은
제가 아니어도,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원은 각자의 몫입니다.
기독교의 중요한 교리 중 하나가 전도라고 하지만
저는 전도는 행동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믿고 천국 갑시다, 교회 나오세요, 예수천국 불신지옥
같은 말 따위 전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은 아마 정신적 약자에게 달콤하게 들릴 것 같긴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도는 교인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을 예수님을 대하듯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기독교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종교적인 이름을 짓는 것은 부모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받아들이거나
성장한 뒤 다른 삶을 선택하거나
필요하다면 개명을 하는 것은 아이의 선택입니다.
이름 하나만으로 그 아이의 인생이나 종교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 저는 약 30년 가까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살아오면서
제 이름이 종교적인 이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행으로 느끼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름 자체가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부모가 그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모태신앙이 세뇌면.. 스스로가 공부하지 않고 투표하는 모든 20대 들의 정치색도 같은 면에서 보면 다 가족의 세뇌가 아닐런지...ㅎㅎ
아이에게 종교적인 이름이 학대인걸까요
>나 같아도 내 이름이 특정 종교 인물이면 자라면서 좀 부담스러웠을 것 같음 내 정체성이 이름 하나로 규정되는 느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