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안 되겠다, 오늘 바로 가보자.“
나를 아끼는 분의 손에 이끌려 종로5가에 백여년 전 터를 잡은 한의원에 갔다. 나를 보자마자 매우 놀라신 의사 선생님. “생각한 것보다 나아 보여 다행입니다” 그리고 진찰. 역시 정확하게 짚어내신다. 오랜 스트레스로 목과 허리가 안좋다며 침과 약제로 치료하신다고 했다.
“고칠 수 있어요, 고쳐 드릴게요.”
지옥 끝까지 갔다 살아돌아온 나를 고쳐주시겠다고 고칠 수 있다고 하신다. 마지막으로 인중에 깊게 꽂은 침 때문에 아이처럼 잉잉거리는 나를 미소로 쳐다보시며 다만 열심히 약을 먹기만 하라신다. 그리고 내 귀에 아련히 남은 그 약속.
”고쳐 드릴게요.“
네, 늘 제 희망은 헛되지 않습니다.
부디 우리의 삶도 이렇게 되기를.
고칠 수 있어요,
고쳐 드릴게요.
위정자가 이렇게 말하면,
우리는 다만 열심히 살아내기만 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조심스레 희망해봅니다.
너무 늦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