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왼연습생
키스해줄까? 손이면 된다. ...뽀뽀? 손. 치. 원필이 어쩔 수 없이 내밀어진 손 위에 손바닥을 겹쳤다. 또 지 몸 소중한 줄 모르고 너덜너덜 해져서 돌아온 박성진이 미웠다. 오늘은 어떤 새끼야, 어? 내가 가서 죽여줄까? 됐다, 싸움도 못하는 게. 형은 왜 이렇게 세? 형도 싸움 못했으면 좋겠어... 그럼 내 여기서 잘리겠지? 이 나이에 백수 되면...
박성진은 살면서 선택이라는 거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무도 그에게 너는 어때 묻지 않았고 원하는 걸 고르게 하지 않았다. 성진과 관련된 모든 것은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는 채로 성진에게 도착했다. 인생의 최종 목적까지 설계되어있는 성진에게는 언제나 명령대로 움직이는 편이 더 익숙했다. 그러나 성진은 요즘 자꾸 정해진 방향도 없이 바람 타고 날아오는...
필곰
영혼은 하룻밤 새 제자리를 찾았다. 모든 게 신의 변덕이었던 것처럼. 잠에서 깬 영현은 천장 벽지를 바라보며 눈을 굴렸다. 누운 자세나 피부에 닿는 천의 촉감이나 코끝에 감도는 공기가 어제와는 조금씩 달랐다. 천천히 뺨을 쓸어 보았다. 그새 조금 푸석해졌다.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키고 몸 여기저기를 툭툭 건드려 보았는데 기억하던 것보다 부피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