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첫사랑은무덤까지
2004. 07. 26 기록적인 더위라고 했다. 하루종일 몸을 물에 담근 채 지내는게 호사로 느껴지는 날씨였다. 물을 가르며 바튼 호흡을 겨우겨우 쉬어내면서도 이 계절에 수영을 한다는 것은 더 신이 나는 일이라 생각하는 수빈이었다. 목표했던 연습량을 채우고 수영장 벽을 짚고서 정문 쪽 벽 꼭대기에 달린 시계를 올려다 봤다. 사진관에 들러야 할 시간이 한참...
3. 엄마랑 아부지, 그리고 이모(aka 최연준 어머니)가 크루즈 여행을 가신지도 오늘로 엿새째. 최수빈 부자의 일상은 면접을 본 날 하루를 제외하곤 매일이 똑같았다. 밥 먹이기 치우기 씻기기 또 밥 먹이기 또 치우기 또 씻기기 (중간에 놀이터 한번 나갔다가) 또또또 밥 먹이기 또또또 치우기 또또또 씻기기……. 준이가 아주 아기였을 땐, 준이를 데리고...
최수빈. 그리고 최연준. 나의 이름과 그의 이름을 나란히 복기하여 보았다. 교복 셔츠의 가슴팍을 가만 바라보았다. 내 것과 같은 명찰의 색깔. 같은 글씨체로 수놓아진 자수. 입안으로 조용히 발음을 곱씹어 본다. 혀 위에서 부드럽게 구르는 음절이 주인을 꼭 닮아 있었다. 그와 같은 성씨를 공유하는 것이 좋으면서도 싫다. 전자는 어떠한 결속, 소유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