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인 동기 언니와 깊은 속마음을 나눴다. 이상하게 볼까 두려웠지만 우린 결국 똑같았다. 현실에서도 온라인에서도 맞는 사람을 찾기란 참 어렵다는 사실. 그렇게 사람들은 동질감으로 뭉치나 보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막혔던 마음이 후련하게 내려앉는 밤이었다.
너의 솔직함과 순수함이 날 살아가게 해. 재고 따지는 진지함만 가득했던 세상이 나 덕분에 동심과 여유로 채워졌다는 말. 디엣 중 가장 울컥했던 그 고백을 잔잔히 곱씹는다. 서툴고 모르는 것투성인 나조차도 누군가에겐 살아갈 동력이자 구원이 될 수 있음을 깊이 깨달은 아주 소중한 순간이었다.
전공을 살려 주인님과 내 얼굴을 그림으로 그려두고 싶다. 일기를 전해드릴 때도 그림일기를 써서 보여준다면 좀 더 귀여워 보일까. 몇 시간 동안 의자에 진득하게 앉아 그림을 그리다 보면 주인님을 향한 나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질까. 액자에 예쁘게 끼워두시고 항상 품에 간직해 주셨으면 좋겠다.
기말 과제를 보시더니 교수님 얼굴이 시뻘개지도록 웃으셨고 동기들도 다 뒤집어졌다. 평가할 수가 없다며 이 모든 과제가 너의 정체성이니 독창성을 끝까지 밀고 가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넌 재치도 있다고 네 길을 가라던 교수님의 말들이 조금 길게 머리속에 남는다.
서브로서 완벽해질 순 없다. 늘 부족하니까. 다만 나를 통제하고 다스릴 그분이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얼마나 스스로를 검열하고 완벽을 추구했을지 감도 오지 않는다. 나조차 그분 옆에서 부끄럽지 않으려 몸을 쉬지 않는데 누군가의 주인이 된다는 건 얼마나 무거운 절제와 노력이 필요한 일일까.
당신의 소유물로서 몸을 항상 완벽하게 관리해 두고 싶다. 내가 몰랐던 부위까지 당신의 장난감이 되어 파헤쳐지는 기분. 잘못의 대가로 뺨을 맞고 매를 버티며 오직 주인님 앞에서만 무력해지는 몸뚱아리로 재탄생하길 원한다. 가혹할수록 흠뻑 젖어 드는 이 모순이 나의 욕망에 가장 솔직한 모습이다
주말부터 내내 밤을 새우고 있다. 진짜 정신력이 녹아내릴 것만 같다. 이렇게 치열하게 달렸으니 꼭 과탑찍어서 성적장학금 받았으면 좋겠다..진짜로! 그리고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으로 붙임머리를 예약해뒀는데 너무 기대된다. 얼른 기말과제 끝내고 예뻐진 머리로 푹 쉬고 싶다💕
완벽한 통제란 내 행동과 말투가 상대에게 투명하게 예측되는 상태 아닐까..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모든 걸 감춤없이 오픈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통제를 원하는 것 같다. 그동안 숨기고 피해왔던 찝찝한 내면까지 전부 드러낼 때 묘하게 회개하는 기분이 들며 자유롭고 편안해진다.
현생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수록 반대편의 성향적 욕구도 커진다. 무의식이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이다. 복잡한 책임감은 다 내려놓고, 존경할 만한 분 밑에서 기꺼이 낮아지며 완벽하게 통제받고 싶다. 그저 처절하게 복종하며 사랑받는 것, 그게 지금 지친 내 현생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공론화 속에서 누가 진주이고 진흙인지 알 수가 없다. 나조차 이 진흙탕에 파묻혀 보이지 않을까 두렵다. 그저 가벼운 태도가 아닌, 진중한 마음 하나면 충분한데.. 참 머리 아픈 공간이다. 과연 이 혼란스러운 곳에서 나를 알아봐 줄 진짜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
트위터를 시작하고 내 글이 예쁘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항상 전공 책만 읽던 꽉 막힌 사람이었는데 이런 색다른 세계를 마주하게 되어 기쁘다. 이참에 좋은 전시도 많이 가보고 문학 책도 읽어보려 한다. 조금 더 배우고 다듬어간다면 언젠가 더 정갈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방학때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 싫어서 미리 계획을 세워뒀다. 팀전 전시회 준비와 매주 정기적인 소모임활동, 포트폴리오 알바, 운전면허, 3D툴 공부, 이밖에도 여행이나 그냥 카페에서 커피마시며 그림을 그리는 힐링을 하고 싶다. 이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면 성공이라고 널널하게 생각해야지
예전에 주인님이 될 거란 기대에 온갖 체벌과 교육을 버텼었다. 진지한 관계를 원한다기에 기다리며 몸을 바쳤다. 하지만 그가 떠난 자리에 남은 건 멍으로 얼룩진 흉터와, 단 한 번도 쓰다듬 받지 못한 보살핌의 결핍뿐이었다. 욕망에 미쳐 바쳤던 내 순종의 끝은 이토록 서늘하고 허망했다.
너무 사랑해서 파괴하고 싶은 동시에 아껴주고 싶은 마음은 얼마나 애틋할까. 내겐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괜히 장난치고 괴롭히다가 멍멍이가 낑낑거릴 때 그제야 개껌 하나 툭 던져주는 마음. 상대를 온전히 쥐고 흔들고 싶으면서도 닳을까 쥐지 못하는 그런 귀엽고 잔인한 사랑이 좋다.
내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좋은 사람을 밀어내는 걸까. 내가 너무 어려서 누군가 날 넘볼 수 없는 걸까. 나는 그저 한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고 싶다. 카톡 소리에 풀죽었다 기뻤다를 반복하고 퇴근 시간만 안절부절 기다리는, 그렇게 내 일상을 온전히 빼앗겨보고 싶다.
연락하던 분이랑은 정리했다. 이번 일을 통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실행하는 법을 배웠다. 성향이라는 건 결국 겉에 적힌 성분표에 불과하고 그 성분표보다 나에게 진짜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방학 전까진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열심히 자기 발전하고 살아야겠다.
역시 내가 전부 부족해서, 외모가 그다지 이쁘지 않아서, 아름다운 슬랜더가 아니여서, 성격이 여성스럽지 않아서, 애정결핍이 있어서, 사랑을 계속해서 확인받고 싶어서, 기대고 싶은 마음을 가져서, 아이처럼 징징대고 싶어서, 이런 모든 면을 그분에게 맞춰 바꿔버린다면 그게 정말 나의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