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전
레딧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재밌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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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었다.
비트코인 1개를 샀다. 그리고 멍청하게도, 시드 문구를 잃어버렸다.
이 잡듯 뒤졌다. 낡은 노트, USB, 클라우드, 이메일까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포기했다. 영영 사라졌다고 받아들였다. 어느 순간엔 생각조차 멈췄다.
그리고 오늘.
2019년 이후로 한 번도 켜지 않은 옛 노트북 하드를 발견했다. 순전히 호기심이었다. 아직 작동하나 보려고 전원을 켰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크롬을 열었다. 오래된 방문 기록을 뒤졌다. 그러다 무심코 휴지통을 확인했다.
휴지통 안에 .txt 파일 하나가 있었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열었다.
시드 문구였다.
뭐… 비슷한 거였다.
다들 나를 바보라 부르기 전에 말해두자. 맞다. 콜드 스토리지가 아니라 텍스트 파일에 복구 문구를 저장했다.
안다. 멍청했다.
하지만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누가 단어를 찾아도 순서를 모르면 지갑을 못 연다. 12단어 복구 문구의 경우의 수는 12!. 무려 4억 7900만 가지다.
그래서 단어를 저장하되, 나만 아는 방식으로 순서를 뒤섞어 놓았다.
그런데 몇 년 뒤, 나조차 그걸 어디 뒀는지 잊었다.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머리가 상황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이, 하필 잊힌 노트북 휴지통 속에. 7년 가까이.
가장 미친 부분?
2019년에 찾았다면, 나는 곧장 팔았을 거다.
대신 접근 자체를 완전히 잃어버린 덕에, 본의 아니게 다이아몬드 핸드가 됐다.
기억을 더듬어 문구를 순서대로 맞췄다.
손이 떨렸다.
지갑에 입력했다. 이 오랜 시간이 지나 작동할 리 없다고 반쯤 체념하면서.
그리고… 펑.
거기 있었다.
내 비트코인이. 2019년 그대로. 손도 대지 않은 채.
잔액을 한참 바라봤다. 진짜인지 믿기지 않아서. 영영 잃었다 여긴 세월이 무색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갑이 다시 거기 있었다.
오늘 한숨도 못 잤다. 새벽 3시에 벌어진 일이었다.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계속, 계속 재생됐다.
낡은 하드를 우연히 찾고. 켜보기로 마음먹고. 휴지통을 확인하고. 잊힌 텍스트 파일을 발견하고. 그 안에 영영 잃은 줄 알았던 비트코인의 복구 정보가 정확히 들어 있을 확률. 완전히 미친 일 같았다.
오늘은 공식적으로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행복한 날이다.
첫 번째는 아들이 태어난 날. 2025년 12월 24일.
두 번째는 오늘. 영영 사라진 줄 알았던 1 BTC와 다시 만난 날.
가끔은 정리 못 하는 게 득이 된다.
그 비트코인 접근을 잃은 그날부터, 나는 수많은 밤을 레딧에서 보냈다. 잃은 줄 알았던 지갑을 되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 깊은 곳에선, 언젠가 나도 운이 따르길 바랐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그 희망은 조금씩 사라졌다.
내가 복구 후기를 쓰는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지금, 내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