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저는 서훈 전 실장과 문재인 정부 5년 기간 동안 함께 일하였습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얼마나 큰 고초를 겪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감정을 앞세우지 않았습니다. 한 평생 공직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강력한 인내심 때문일 것입니다. 그 차분함이 고통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가 속으로 얼마나 버티고 견뎠는지는 제 상상력이 오히려 모자랍니다. 신앙과 내면의 힘이 그 시간을 견디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사건의 출발점은 한 국민의 비극적 죽음입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다시 빕니다. 유족의 아픔도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내란 정부는 그 비극을 ‘은폐’와 ‘조작’의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당시 안보 판단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몰아갔습니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국가안보 사안은 언제나 제한된 정보, 촉박한 시간, 군사정보 보호, 국민 안전이라는 복합적 조건 속에서 판단됩니다. 사후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그 판단을 범죄로 재구성한다면, 앞으로 어느 공직자가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정치적 의심과 형사적 유죄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법정은 여론전의 공간이 아니라 증거의 공간입니다. 국가 권력은 더 신중해야 하고, 검찰권은 더 절제되어야 합니다.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기 바랍니다.
이 긴 수사와 재판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습니까.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 인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들로 법정에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멈추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