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을 비켜간 게 아니라, 오히려 핵심을 숨기고 있습니다.
첫째, 공급 부족을 말하면서 보유세 문제를 지우는 건 궤변입니다.
공급이 부족하면 집값이 오릅니다.
그런데 집값이 오른 뒤 그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바로 보유세 문제입니다.
공급 문제와 과세 문제는 대체재가 아니라 동시에 봐야 할 문제입니다.
둘째, 거래세가 높다는 말로 보유세가 낮은 문제를 덮을 수 없습니다.
거래세는 사고팔 때 내는 세금이고, 보유세는 자산을 계속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세금입니다.
서로 성격이 다른데, 거래세가 높으니 보유세는 건드리지 말자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셋째, “은퇴자, 1주택자”를 앞세우지만 실제로 보호하려는 건 고가 자산 보유층입니다.
정말 평범한 1주택자가 걱정된다면 공제, 유예, 분납 제도를 말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글은 그런 조정 장치가 아니라 보유세 정상화 자체를 반대합니다.
이건 약자 보호가 아니라 자산 과세 회피입니다.
넷째, 문재인 정부 때 종부세를 올렸는데 집값이 안 잡혔다는 말도 반쪽짜리입니다.
세금 하나만 올렸다고 부동산 구조가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그걸 근거로 “그러니 보유세는 의미 없다”고 말하는 건, 약 한 번 먹고 병이 안 나았으니 치료 자체가 필요 없다는 논리와 같습니다.
다섯째,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 주장도 허술합니다.
세금이 무조건 임대료로 전가된다면 집주인은 아무 리스크 없이 세금 부담을 모두 남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보유세가 부담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입니다. 부담이면 못 떠넘기는 것이고, 떠넘길 수 있으면 부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결국 핵심은,
집값 상승 이익은 사유재산이라 하고,
그 이익에 대한 과세는 실수요자 탄압이라 부른다.
공급 부족은 말하지만,
자산 이익의 사회적 환수는 외면한다.
그건 경제 논리가 아니라
부동산으로 얻은 이익에는 세금을 내기 싫다는 말을
길게 돌려 쓴 것입니다.
이 주장은 핵심을 비켜갑니다.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이 낮아서가 아니라, 공급이 만성적으로 부족하고 다른 곳에 투자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이미 거래세(취득세·등록세 등)가 OECD 최상위 수준입니다. 보유세 실효세율이 낮아 보이는 건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이지, 실제 국민 부담이 가벼운 게 아닙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때 종부세를 대폭 올렸지만 공급은 더 위축됐고, 가격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불로소득’이라는 프레임으로 수십 년간 한 집에서 살아온 실수요자·은퇴자까지 싸잡는 건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를 내며 살아왔고, 그 집은 노동과 저축의 결과물입니다.
보유세를 더 올리면:
다주택자는 팔 수 있지만
실수요 1주택자·은퇴자는 버티기 힘들어지고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되거나 주택 공급이 더 줄어듭니다.
진짜 문제는 규제로 인한 공급 부족과 산업·기술 분야의 투자 매력 저하입니다. 세금만 더 걷는다고 돈이 공장과 창업으로 가는 게 아닙니다.
세금을 더 거두려면 먼저 정부가 그 돈을 효율적으로 쓰는지부터 보여야 합니다.
무작정 “보유세 정상화”만 외치면, 결국 피해 보는 건 평범한 국민입니다.